<그리스인 이야기 1>은 그리스와 페르시아 간의 전쟁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저는 기독교인이 아니지만, 이 시기의 페르시아 왕들이 성경에도 등장하는 인물들로 친숙하기 때문에 더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마라톤 전투(BC 490년) 당시의 다리우스 왕, 그리고 살라미스 해전(BC 480년)과 영화 300의 배경이 된 테르모필레 전투(BC 480년)에서는 크세르크세스 왕이 페르시아의 왕이었습니다. 영화에서 그의 민머리 모습이 인상 깊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스는 수많은 도시국가들로 이루어져 있어 단합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BC 776년부터 올림픽을 개최하여 전쟁을 잠시 멈추고 평화와 단합을 추구했다고 합니다. 북이스라엘이 앗수르에 의해 멸망한 BC 722년 이전부터 그리스에서는 올림픽이 열리고 있었다는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그리스의 올림픽 전통은 로마 시대 이후 끊어졌지만, 그 당시의 문화적 유산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스인 이야기 2>는 그리스 민주정치의 황금기인 페리클레스 시대(BC 461~429년)를 다룹니다. 아테네는 당시 가장 강력한 도시국가였으며, 시민 집회에서의 연설과 투표를 통해 정책을 결정하고 시행했습니다. 이 시민 집회를 '에클레시아'라고 불렀으며, 이 이름이 오늘날 우리가 '교회'라고 부르는 단어의 어원이 되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는 여러 도시국가들로 나뉘어 있었고, 아테네 중심의 델로스 동맹과 스파르타 중심의 펠로폰네소스 동맹으로 분열되면서 결국 전쟁(BC 431~404)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전쟁은 그리스의 몰락을 촉진시켰고, 민주정치의 단점인 '우중정치'로 전락하면서 페리클레스는 공금 악용 혐의로 탄핵당하고, 소크라테스는 사형에 처해지는 비극적인 사건들이 발생했습니다.
<그리스인 이야기 3>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그러나 알렉산드로스가 대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의 아버지, 필리포스 왕의 역할이 컸습니다. 필리포스는 아들의 교육을 위해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를 초빙하기도 했고, 또 신약 성경에 등장하는 '빌립보서'의 기원이 된 도시 이름인 빌립보의 창립자이기도 했습니다. 알렉산드로스는 BC 336년, 20세에 마케도니아의 왕위에 올라 동방 원정을 시작하며, 유럽에서 아시아에 이르는 대제국을 세웠습니다. 그 중에서도 티로스 공방전은 매우 흥미로운 장면입니다. 티로스는 성경에 등장하는 두로라는 도시로, 육지에서 약 500미터 떨어져 있는 섬이었기 때문에 육군 중심의 알렉산드로스 군은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돌을 이용해 바다에 다리를 놓고, 결국 티로스를 초토화시키게 됩니다. 알렉산드로스는 대제국을 정복하고 승승장구하던 중, 33세의 나이에 원정지에서 갑작스럽게 병으로 사망하고 말았습니다(BC 323년).
시오노 나나미 작가에 대한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그분의 책을 읽어본 것은 처음입니다.
일부러 주요 저서가 아닌 다른 책을 읽어보았는데 개인적으로는 조금 실망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첫번째,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짧은 분량안에 많은 내용을 담으시려다보니 굉장히 가벼운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알고있는 지식보다 가벼운 느낌인지라 읽으면서 벌써 이 시기가 이렇게 넘어간다고? 하는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그리스에 대한 가벼운 입문을 원하시는 분들이라면 오히려 큰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여 개인 취향이 맞지 않는 것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두번째, 역사와 픽션을 넘나드는 모호함이 불편했습니다.
물론 모든 것이 거짓은 아니지만 오히려 진짜 속에 본인의 가치관이나 편견을 집어넣는 부분이 보이다보니 괜히 경계하며 읽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일본 작가님이신데 우익 제국주의적인 성향을 지니고 계셔서 제가 조금 불편함을 느낀 것도 한몫 했을겁니다.
다만, 이것 역시 역사가가 아니시라면 본인의 판단이 글에 묻어나올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세번째, 몰입이 어려운 문장력.
뭐랄까요. 참 제가 말을 하면서도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인데요.
글을 읽는데 작가가 이 책을 빨리 끝내고 싶어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찾아보니 집필하실때 충분히 고령이셨고, 이미 로마인 이야기에서 많은 재미를 보셨기 때문에 그 후광을 등에 업고 쓴게 아닌가 하는 심증마저 생기게 되었습니다.
본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
별 2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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